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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얼음 땅 알래스카와 윌리엄 슈어드

by goodmind.kr 2022. 9. 2.

알래스카, 미국의 49번째 주

 

알래스카는 '위대한 땅'이라는 뜻의 원주민 알류트(Aleut)족의 땅이었다.
1741년에 덴마크의 탐험가인 비투스 조나센 베링이 러시아 표트르 1세의 의뢰를 받아 북태평양을 탐험하던 중 발견하였고 러시아 제국의 영토로 편입되었다.
소수의 모피 사냥꾼들과 강제 이주한 러시아인이 해달을 잡으며 살았으나 사실상 러시아의 통치력이 미치지 못하였다.

 

그 후 러시아는 크림전쟁(1854~56) 패전에 따른 재정 위기와 농민반란에 직면하게 되었다.
차르 알렉산드르 2세(Aleksandr II)는 당장에 돈이 급했고 통치하기 어려운 북아메리카의 얼음 땅을 매각하기 원했다. 

더욱이 영국령 캐나다가 옆에 있고 신흥 강대국 미국이 팽창하던 시절이라 러시아로선 무일푼으로 땅을 빼앗기는 것보다 매각이 낫다고 여겼다.

러시아는 철수 준비를 했고 영국과 미국에 협상을 시도했지만 쓸모없는 땅이라는 인식 때문에 성사되지 않았다.


1865년에 이르러 앤드류 존슨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고 윌리엄 슈어드(William Seward)가 국무장관이 되면서 협상이 급진전된다.
슈어드는 알래스카의 가치를 알아보았고 그 땅의 매입을 적극 주장하고 나섰다.

 

나는 눈 덮인 알래스카를 보고 그 땅을 매입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 감춰져 있는 무한한 보고를 보고 사자는 것입니다.
우리 세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서 그 땅을 사야 합니다.

 

결국 앤드류 존슨과 슈어드는 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720만 달러에 알래스카를 사들이게 된다.

1㎢당 5달러에 불과한 헐값이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세금을 허비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언론은 알래스카를 ‘바보 슈어드의 냉장고'라고 불렀다.
그 후 슈어드는 바보의 대명사가 되어 사람들은 어리석다는 말을 '슈어드스럽다'라고 말하고 다녔다.

 

지구본 왼쪽에 앉아 있는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슈어드
720만 달러 수표

 

하지만 슈어드 국무장관은 선견지명이 있었다.
분명 알래스카는 얼음덩어리가 아니었다.
이 차가운 동토에서 금광이 발견되었고 거대한 유전이 발견되어
 송유관도 연결 되었다.
주변 바다는 황금어장이며 천혜의 자연경관과 목재, 천연가스, 광물자원 등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군사 전략적 가치와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알래스카의 가치를 알아본 슈어드의 선견지명과 비난을 무릅쓴 용기가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알래스카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
한 사람의 앞을 내다보는 지혜가 쓸모없는 얼음 땅을 황금의 땅으로 바꾸어 놓았고 그 수혜는 미국의 것이 되었다.

 

1867년 10월 18일 알래스카 남부 시트카(Sitka)에서 알래스카 주권 이양식이 열렸다.
미국군과 러시아군이 청사 앞에서 퍼레이드를 벌이고, 예포가 발사되는 가운데 러시아기가 내려가고 미국 성조기가 게양되었다.
이때부터 우리나라 국토의 17배에 해당하고 미국의 5분의 1이 되는 171만 8,000㎢ 면적의 알래스카가 미국 땅이 되었다.
현지에선 이날을 ‘알래스카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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