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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이국종 교수의 삶을 바꾼 한마디

by goodmind.kr 2022. 11. 23.

 

사람을 살리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일이다.

- 이국종

 

한국 전쟁이 끝난 후 거리에는 눈알이 터져 안대를 하고 팔다리가 끊어져 불구가 된 참전 군인들이 넘쳐났다.
정부는 그들을 돌보지 않았고 정치인들은 정치공학에 바빴으며 국민들은 그들을 상이군인이라 부르며 경멸했다.
참전 군인들이 전장에 뛰어들거나 끌려들어 가 피를 쏟고 몸이 으스러지도록 나라를 지키는 동안 국내 후방이나 외국에서 개인적인 역량을 열심히 축적한 사람들은 붉은 파도가 지나간 후 정권을 잡고 나라를 운영하며 호가호위했다.

[출처] 골든아워1 흐름출판

 

이국종 교수의 아버지는 6.25 전쟁에서 한쪽 눈을 잃고 팔다리를 다친 장애 2급의 국가 유공자였다.
그 때문에 그는 병신의 아들이란 친구들의 놀림을 당하곤 했다.
그 시절 가난은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어느 명절에 어머니는 동사무소에서 상이군인에게 주는 밀가루 한 포대를 이고 돌아오고 있었다.
석양을 뒤로하고 걷던 거칠고 긴 비포장도로 바닥으로 밀가루 포대가 미끄러지며 떨어졌다.
어머니가 쪼그리고 앉아 흙이 묻지 않은 밀가루의 윗부분을 손으로 퍼서 다시 봉투에 담는 동안 어린 국종은 눈물을 흘렸다.

 

중학생 때 축농증을 심하게 앓던 국종은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그를 반기는 곳은 없었다.

국가 유공자 의료복지카드를 내밀면 다른 병원에 가보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돈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사회는 비정한 곳이었다.
그렇게 거부당하길 여러 차례, 마지막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아버지가 자랑스럽겠구나!
열심히 공부해서 꼭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

 

이 지혜로운 한마디는 어린 국종의 마음을 치료했고 의사의 꿈을 심어 주었다.
뿐만 아니라 '환자는 돈 낸 만큼이 아니라 아픈 만큼 치료받아야 한다.'는 멋진 철학을 가진 의사로 성장시켰다.

 

 

생과 사의 경계에 선 환자에게 주어진 골든아워 60분, 그러나 병원으로 오는 환자 이송 평균 시간은 245분이다.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길바닥에 내쳐지고 있다. 

 

이국종 교수는 중증외상 분야 외과 전문의로 그가 이끄는 의료팀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2011년 그의 의료팀이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부상당한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면서 이 분야가 세상에 알려졌고 전국 거점 지역에 권역외상센터 건립과 국가가 행정과 재정을 지원토록 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그는 2017년 공동경비구역(JSA)을 넘는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팔꿈치, 복부 등 6군데 총상을 입은 귀순 병사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하였다.

그는 오늘도 의료현장에서 우리나라에 선진화된 중증외상 의료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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