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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루스벨트의 명예훼손 재판과 리더십

by goodmind.kr 2022. 11. 24.

프랭클린 D. 루스벨트 (1882~1945)

 

미국의 32대 대통령 루스벨트는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4선 대통령으로 소아마비라는 장애에도 불구, 대공황을 타개하고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만들었다. 
어느 날 한 주간지에 '루스벨트는 형편없는 술주정뱅이'라고 자신을 비난하는 기사가 실렸다.
기분이 언짢아진 그는 참모들을 불러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물었다.
참모들은 당장 잡지사 사장과 기자를 불러 따끔하게 혼내주자고 건의했지만 루스벨트는 그렇게 권력을 남용하고 싶지 않았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가 말했다.

 

정식으로 법원에 고소를 하겠네. 
그리고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도 청구하고...


참모들은 절차상 번거롭다고 생각했지만 대통령의 지시를 따라야 했다.
얼마 뒤 재판이 열리게 되었고 많은 방청객이 법정을 가득 메웠다.
대통령에 명예에 관한 예민한 사안인 만큼 판사는 신중하게 한 사람 한 사람 심문하고 이를 종합하여 배심원들과 논의하고 판결을 내렸다.

 

피고는 허위기사를 작성하고 보도하여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인정되는 바, 잡지사는 대통령에게 손해배상금을 지불하라.

 

판결이 내려지자 사람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제 그 잡지사는 문을 닫게 생겼다고 수군거렸다.
사람들은 대통령을 상대로 한 재판에서 졌으니 배상금이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판사는 대통령이 요구한 손해배상금을 밝혔는데 손해배상금은 고작 '단돈 1 달러'였다.

방청석은 술렁거리기 시작했고 귀를 의심한 비서관이 루스벨트에게 물었다.

 

명예훼손의 대가가 고작 1 달러란 말입니까?
내겐 손해배상금이 의미가 없네.
중요한 것은 진실이고 그 진실에 대한 판단은 권력이 아니라 사법부의 재판이지.
이제 진실이 밝혀졌으니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네.

 

대통령은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고 결과에 만족했다.
루스벨트는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휘두르지 않았으며 자신은 그저 법 앞에 한 사람으로서 진실을 밝혀나갔다.
그리고 굳이 사건을 재판까지 끌고 온 것은 자신의 명예보다는 국민의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깨어지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대가로 잡지사가 망할만한 징벌적 배상금을 요구할 수도 있었지만 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는 고통을 겪어야 하기에 루스벨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루스벨트는 소아마비라는 장애와 역경을 이겨내며 남을 배려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었고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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